전기차 겨울 주행거리 얼마나 줄어들까? 히터·배터리 온도가 만드는 차이
겨울이 되면 전기차 주행거리가 줄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배터리 온도와 히터 사용이 전비에 미치는 영향, 겨울철 주행거리를 지키는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겨울이 되면 전기차 계기판의 예상 주행거리가 평소보다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배터리를 사용하는데 왜 겨울만 되면 주행거리가 짧아지는 걸까요?
가장 큰 이유는 낮은 온도에서 배터리 효율이 떨어지고, 실내 난방에도 배터리 전력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겨울에는 주행거리가 20~40%까지 줄어들 수 있다
겨울철 주행거리 감소 폭을 모든 전기차에 똑같이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차량 종류와 외부 온도, 주행속도, 히터 설정 등에 따라 차이가 큽니다.
미국 에너지부(DOE)의 실험에서는 약 -7℃ 환경에서 전기차의 연비·효율이 온화한 기온보다 최대 약 40% 감소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The Department of Energy's Energy.gov
따라서 평소 실제 주행거리 400km 정도가 나오는 차량이라면 매우 추운 날에는 상황에 따라 300km 안팎까지 내려가는 경우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다만 모든 차량이 겨울마다 정확히 30~40% 감소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배터리가 차가워지면 전비가 떨어진다
전기차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적정 온도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작동합니다.
온도가 크게 떨어지면 배터리 내부의 화학반응 속도가 느려지고, 차량의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은 배터리를 보호하기 위해 충전·방전 성능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추운 날 출발 직후에 회생제동이 평소보다 약하거나 급속충전 속도가 늦어지는 이유도 이와 관련이 있습니다.
여기에 차량이 배터리 자체를 적정 온도로 올리기 위해 전력을 사용하면서 실제 주행에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가 더 줄어듭니다.
겨울 주행거리 감소의 핵심은 히터다
내연기관차는 엔진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난방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기차에는 엔진 폐열이 거의 없기 때문에 실내를 따뜻하게 만드는 데 배터리 전력을 직접 사용해야 합니다.
특히 전기저항식 히터만 사용하는 차량은 난방에 상당한 전력이 필요합니다.
미국 에너지부도 겨울철 전기차 주행거리 감소에서 공조시스템(HVAC)의 전력 소비가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합니다.
짧은 거리를 반복해서 운전할수록 영향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매번 차가 완전히 식은 상태에서 실내를 다시 데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히트펌프가 있으면 겨울에 유리하다
최근 전기차에는 히트펌프가 많이 적용됩니다.
히트펌프는 전기로 직접 열을 만들어내는 방식보다 외부의 열을 끌어와 실내와 배터리를 데우기 때문에 일반적인 조건에서는 효율이 더 좋습니다.
DOE 자료에서는 히트펌프 시스템이 전기저항식 난방보다 훨씬 효율적이며, 약 -7℃ 조건의 비교 사례에서는 HVAC 전력 사용량을 약 38%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영하 15~20℃처럼 매우 추운 환경에서는 히트펌프의 효율도 떨어지기 때문에 보조 히터가 함께 작동할 수 있습니다.
출발 전에 예열하면 주행거리를 아낄 수 있다
겨울철에는 차량을 충전기에 연결한 상태에서 출발 전 실내와 배터리를 미리 데우는 프리컨디셔닝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하면 출발 후 배터리 전력으로 차가운 실내와 배터리를 처음부터 데우는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미국 에너지부 역시 충전 중 프리컨디셔닝을 활용하면 배터리 충전량을 보존하면서 차량과 배터리를 적정 온도로 만들 수 있다고 권장합니다. The Department of Energy's Energy.gov
겨울 주행거리를 늘리는 방법
출발 전 충전 중 예열하기
집밥이나 완속 충전 중이라면 예약 공조 기능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내온도를 지나치게 높이지 않기
히터 온도를 조금 낮추고 열선 시트와 열선 핸들을 함께 사용하면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장거리 출발 전 배터리 예열하기
특히 급속충전을 예정하고 있다면 내비게이션에서 충전소를 목적지로 설정해 배터리 프리컨디셔닝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겨울에는 평소보다 여유 있게 충전하기
평소 20% 정도 남기고 도착하는 일정이라도 겨울에는 예상보다 전비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충전 계획에 여유를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겨울 주행거리는 차량 고장이 아니다
겨울에 전기차 주행거리가 줄어드는 것은 대부분 배터리가 고장 나거나 갑자기 성능이 나빠진 것이 아니라 저온 환경에서 나타나는 정상적인 특성입니다.
특히 외부 온도가 낮고 히터를 많이 사용할수록 주행거리 감소폭은 커집니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계기판에 표시되는 공인 주행거리만 보기보다 현재 기온과 최근 전비를 기준으로 실제 이동 가능한 거리를 판단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충전 중 예열과 적절한 난방 설정만 활용해도 겨울철 전비 손실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습니다.